누수 원인 찾기 4단계, 수도·온수·난방 3갈래 중 어디부터 의심할까
“수도는 멀쩡하다”는 말에
안심하지 마세요.
이유는 집 안 배관이 직수·온수·난방 3갈래이기 때문입니다. 수도만 검사했다면 난방배관은 아직 모르는 겁니다. 하나씩 따로 압력을 걸어야 범위가 좁혀집니다.
설비 한 분야 17년, 직접 다녀온 현장 6,205건. 그 경험과 자체 특허 기술로 원인부터 잡고, 원인을 못 찾으면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3줄 요약
- 원인 모를 누수는 대부분 아직 검사하지 않은 배관에 있습니다.
- 집 안 배관은 직수·온수·난방 세 갈래라서, 하나씩 따로 압력을 걸어봐야 범위가 좁혀집니다.
- “수도는 멀쩡하다”는 말은 난방배관은 아직 모른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바닥이 축축하거나 아랫집에서 연락이 왔는데, 어디서 새는지 도무지 짐작이 안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체를 한 번 불렀는데도 “원인을 못 찾겠다”는 말만 듣고 끝났다면 더 답답하실 겁니다.
이런 누수는 운이 나빠서 못 찾는 게 아닙니다. 대개 확인하는 순서가 빠졌거나, 검사 대상에서 한 갈래가 빠진 경우입니다.
아래는 저희가 현장에서 실제로 쓰는 순서입니다. 앞 단계는 집에서도 해볼 수 있습니다.
1단계. 정말 배관에서 새는 건지부터 확인
집 안의 수도꼭지를 모두 잠그고, 세탁기·정수기처럼 물을 쓰는 기계도 멈춘 뒤 수도 계량기를 봅니다. 아무것도 쓰지 않는데 계량기 바늘이나 별 모양 표시가 돈다면 수돗물이 어딘가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계량기가 멈춰 있는데도 물이 계속 나온다면 범위가 달라집니다. 수도가 아니라 난방배관(보일러에서 방바닥으로 도는 물), 배수관(쓰고 버리는 물), 또는 외벽·창틀로 들어오는 빗물을 의심해야 합니다.
난방배관은 계량기와 따로 돌기 때문에 계량기만 보고 “누수 없음”으로 판단하면 놓치게 됩니다.
- 보일러 압력계 숫자가 자꾸 내려가거나, 보충수 알림이 자주 뜬다 → 난방배관 의심
- 비 온 다음 날에만 젖는다 → 외벽·창틀·옥상 방수 의심
- 물을 버릴 때만 아랫집이 젖는다 → 배수관·욕실 방수층 의심
2단계. 세 갈래 배관을 따로 떼어 압력 검사
집 안 배관은 크게 직수(찬물), 온수(보일러에서 데운 물), 난방 세 갈래입니다. 이 셋을 한꺼번에 보면 어디가 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라인마다 밸브를 막고 하나씩 공기압을 넣은 뒤, 압력계 바늘이 버티는지 떨어지는지를 지켜봅니다.

바늘이 뚝 떨어지면 판단이 쉽습니다. 어려운 건 아주 조금씩 빠질 때입니다.
5분, 10분 보고 “변화 없음”이라고 하기 쉬운데, 미세한 누수는 시간을 충분히 줘야 드러납니다. 원인을 못 찾는 현장의 상당수가 이 단계에서 난방 라인을 빼먹었거나, 너무 빨리 결론을 낸 경우입니다.
3단계. 수치가 애매하면 가스를 넣어 확인
압력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할 때는 배관 안에 수소와 질소를 섞은 탐지용 가스를 채웁니다. 이 가스는 분자가 아주 작아서 물이 새는 틈으로 먼저 빠져나오고, 바닥 위에서 탐지기로 그 반응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인체와 건물에는 무해합니다.


다만 가스 반응이 나온 곳이 곧 구멍 난 곳은 아닙니다. 가스는 바닥 틈을 타고 옆으로 번져 나오기도 해서, 반응이 약하게 잡히면 “이 근처에 있다”는 신호로 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4단계. 청음으로 지점을 좁히고 최소한만 뜯기
마지막은 소리입니다. 압력이 걸린 배관에서 물이나 공기가 새면 아주 작은 소리가 납니다.
청음기를 바닥에 대고 한 뼘씩 옮기며 소리가 가장 커지는 지점을 찾습니다. 여기까지 좁혀야 바닥을 넓게 걷어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열 수 있습니다.

실제 현장
수도는 멀쩡하다던 집, 원인은 난방배관 이음부였습니다
베란다 바닥에서 물기가 올라온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앞서 다른 곳에서 점검을 받았는데, 직수와 온수에 압력을 걸어보고 변화가 없자 “수도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돌아갔다고 하셨습니다.
원인은 모른 채 물기만 계속 올라오는 상황이었습니다.
보일러실부터 봤습니다. 보일러 아래로 배관이 여러 갈래 얽혀 있었고, 바닥 타일 줄눈에 물기가 살짝 배어 있었습니다.
베란다 쪽은 장판을 들추자 그 밑으로 강화마루가 또 나왔습니다. 바닥재가 두 겹이면 소리가 먹혀서 청음이 까다로워집니다.

앞서 직수·온수는 확인했다고 하니 빠진 쪽, 난방 라인을 의심했습니다. 위 2~4단계 사진이 바로 이 현장입니다.
분배기에 압력계를 물리고 세 갈래를 차례로 다시 걸었는데, 직수와 온수는 한참을 봐도 그대로였고 난방만 아주 미세하게 내려갔습니다. 눈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탐지용 가스를 채우고 30분가량 두었더니 분배기 아래쪽에서 반응이 올라왔습니다.
수치가 끝까지 치솟지는 않아서 “바로 여기”라기보다 “이 주변”으로 보고 청음으로 넘어갔습니다.
강화마루 틈으로 청음기를 밀어 넣어가며 범위를 좁힌 끝에, 보일러에서 나오는 굵은 난방 메인배관(32mm 강관)이 꺾이는 이음부 근처에서 새는 소리를 잡았습니다. 소리가 가장 크게 난 자리만 표시해서 바닥재를 네모반듯하게 잘라내고 들어갔습니다.

열어 보니 쇠 파이프 나사 이음 부위가 녹슬어 갈라져 있었습니다. 청음으로 표시한 자리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서 흔히 나오는 형태입니다.

이런 경우는 갈라진 한 곳만 막으면 바로 옆 이음부에서 다시 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방에서 베란다까지 이어지는 난방 메인배관을 통째로 걷어내고, 녹슬지 않는 25mm 엑셀관으로 새로 연결했습니다.
굵기가 다른 부분은 이음 부속으로 맞추고, 기존 쇠 파이프 쪽 나사산이 상하지 않게 조심해서 잘라냈습니다.

새 배관을 보일러에 잇기 전에 한 번 더 압력을 걸어 바늘이 그대로 버티는 것을 확인했고, 그다음에 보온재를 감고 바닥을 메웠습니다. 보일러를 다시 돌려 방마다 난방이 정상으로 도는 것까지 보고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수도 검사에서 이상 없음”은 수도가 괜찮다는 뜻이지, 누수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검사하지 않은 갈래가 남아 있다면 원인은 아직 거기 있을 수 있습니다.
| 의심 대상 | 이럴 때 먼저 의심 | 확인 방법 |
|---|---|---|
| 직수(찬물) | 물을 안 써도 계량기가 돈다 | 계량기 확인 → 직수 라인 가압 |
| 온수 | 온수 쓸 때 보일러가 자주 돈다 | 온수 라인 따로 가압 |
| 난방 | 보일러 압력이 떨어진다, 겨울에 심해진다 | 난방 라인 가압 → 가스 탐지 |
| 배수·방수 | 샤워·설거지 뒤에만 아랫집이 젖는다 | 물 부어보기, 방수층 점검 |
| 외부 빗물 | 비 온 뒤에만 젖는다 | 외벽·창틀·옥상 확인 |
자주 묻는 질문
다른 업체가 원인을 못 찾았는데, 다시 불러도 될까요?
됩니다. 먼저 어떤 라인을 어떤 방식으로 검사했는지 들어보고, 빠진 갈래부터 확인합니다.
이전 검사 결과가 오히려 범위를 줄여주는 단서가 됩니다.
원인을 찾으려면 바닥을 넓게 뜯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압력·가스·청음으로 지점을 좁힌 뒤 필요한 만큼만 엽니다.
이번 현장처럼 배관 자체가 낡아 통째로 바꾸는 경우에도, 배관이 지나가는 길만 열고 작업합니다.
난방배관 누수는 겨울에만 생기나요?
계절과 상관없이 생깁니다. 다만 난방을 돌리면 배관 안 압력과 온도가 올라가서 새는 양이 늘기 때문에, 겨울에 갑자기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